정부, 지난 10일 네트워크 수련체계 포함한 수련제도 개편 발표
의학회 "학회 전문성과 전공의 무시하는 일방적 수련개편" 비판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의개특위가 네트워크 수련체계를 포함한 전공의 수련제도 개편안을 발표한 가운데, 대한의학회와 26개 전문과목 학회들은 전문성을 존중하지 않은 일방적 발표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10일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이하 의개특위, 위원장 정경실)에서는 4대 의료개혁 과제에 대한 세부운영계획과 융합형 개혁과제 도출 등이 이뤄졌다.

이 가운데 의개특위는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와 함께 전공의 수련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현행 인턴제를 포함한 전공의 수련체계를 전면 개편해 현재와 같은 총 4~5년의 편제 내에서 1~5년 차까지 내실 있는 통합수련체계를 확립하고, 이를 위해 전공의 수련 교과과정, 지도전문의 배치기준 등 인적·물적 기준의 전면적 개선방안을 마련한다.

특히, 전공의가 전달체계별로 상급종합병원-지역종합병원-의원’을 골고루 수련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 간 협력 수련체계를 마련하며, 수련 중 지역·필수의료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부가 네트워크 수련체계로 명명한 이 수련방식은 전공의가 상급종합병원과 협력 병·의원 간의 네트워크 안에서 다양한 진료환경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러한 수련 제도 개편 발표에 대한의학회와 26개 전문과목 학회는 일방적 발표라며 반발했다. 현재 대한의학회는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불참중이다.

12일 대한의학회와 26개 전문과목학회는 긴급회의를 개최한 이후 이입장문을 통해 유감을 표명했다. 의학회 등은 "전공의 수련을 담당하는 26개 전문과목 학회 대표들은 이번 '수련체계 개편안'을 정부의 보도자료와 언론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26개 전문과목 학회 대표들은 일치된 의견으로 이런 졸속행정에 대하여 깊은 분노를 표한다"고 밝혔다.

의학회 등은 "전공의 수련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면 전공의 수련을 담당하는 26개 전문과목 학회와 전공의들의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그러나 5월 10일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이런 과정 없이 전공의 수련체계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뜬금없는 수련체계 개편에 많은 전문가들이 의구심을 표명하고 있으며, 전공의들을 값싼 노동력으로 이용하겠다는 정책을 '수련체계 개편'이라는 명분으로 추진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고 덧붙였다.

의학회 등은 전공의가 아직도 복귀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련체계 개편을 성급하게 추진하는 것은 전공의들의 존재를 무시하는 몰지각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한 개별 전문학회의 전문성과 역할을 무시하고 수련체계 개편을 발표하는 것은 정부와 의료계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의학회와 26개 전문과목 학회들은 "전공의 수련체계 개편은 수련을 담당하는 전문과목 학회를 중심으로 관련 전문가들과 전공의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